치질 수술 후기 4편, 예뻐진 우리 예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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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치질 수술 후기 4편, 예뻐진 우리 예슬이

어느덧 치질 수술 후기 마지막 편입니다. 오늘은 마지막 편인만큼 정보 전달을 위해 정중하게 글을 써보겠습니다.

 

[3주 차]

 

3주 차까지의 과정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1주 차에는 자면서 통증이 느껴져 4번은 깼고 너무 아파 앉아 있기도 힘들었습니다. 

 

 

2주 차는 고통은 줄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거즈를 착용해야 하고 좌욕을 계속해야 하기에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3주 차부터는 하루하루 고통이 줄어드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간단한 운동도 할 수 있었고 이때부터는 배변 전문가가 되어 큰 고통 없이 변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정도 괜찮아졌다는 생각에 3주 차 주말, 오랜만에 여자친구를 보러 3시간 가까이 버스를 타고 광주에서 천안을 갔습니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라면도 먹었죠.

 

 

백종원 선생님의 고기 라면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정신을 잠깐 잃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땀 흘리면서 돼지같이 밥까지 말고 있더군요.  

 

고기짬뽕라면 진짜 맛있쥬? (출처 : Google)

 

그러나 회복이 어느 정도 됐다는 저의 생각은 말 그대로 오산이었습니다. 다음날 변의가 느껴졌는데 평소와는 다른 느낌 었습니다. 게다가 집도 아니니 만반의 준비도 할 수 없었고... 두려웠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변은 딱딱한 변이었고 무리하게 힘을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변이 나오는 1mm까지의 과정이 다 느껴질 정도로 아팠고 피는 물총처럼 나왔습니다. 

 

 

통증은 정말... 여포가 삼지창으로 찌르는 느낌이었습니다. 식은땀은 줄줄 나고 다리는 덜덜 떨리면서 입으로는 쌍욕밖에 안 나왔습니다. 

 

 

정말 정말 아팠습니다. 거의 요도관 삽입과 비슷한 정도였죠. 아무리 첫 변이 안 아팠더라도 방심해서 밀가루를 먹은 저의 죗값이었나 봅니다. 여러분도 여포한테 당하기 싫으시다면 수술 후 한 달간은 밀가루는 드시지 않길 바랍니다. 

 

 

[4주 차~5주 차]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저는 다시 1주일간 회복을 위해서 식단, 좌욕을 지켜야 했습니다. 

 

 

그리고 4주 차 때부터는 스터디 카페에 가서 방석 없이 하루 4~5시간을 공부했습니다. 물론 이때도 거즈를 착용하고 있기에 불편했지만 통증은 심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변을 묽게 해주는 마그밀은 오래 먹으면 오히려 항문이 좁아지는 경우가 생긴다고 들어 3주 차부터는 먹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5주 차부터는 제가 좋아하는 헬스도 시작했습니다. 고중량을 하진 않았지만 오랜만에 땀을 흘리고 운동하니 사람 살 것 같더라고요. 

 

약에 M자라고 적힌놈이 마그밀입니다. (출처: Google)

 

그리고 수술 후 한 달쯤 되니 이제 변을 보는데 통증은 수술 전보다도 덜 아팠습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고기도 매일 먹고 먹는 양도 한 껏 늘렸습니다. 그러나 밀가루는 강력한 놈이기에 일주일에 한 번만 먹습니다. 밀가루는 정말 여러분 항문에 피눈물 흐르게 하는 놈입니다. 조심하세요. 

 

 

그러다 저번 주말에는 변을 보는데 오지는 쾌변을 했습니다. 수술 전에도 먹는 양이 많아 쾌변은 종종 했습니다만 이번에는 고통이 전혀 없었고 대장에 있는 모든 게 나온 기분이었습니다.  

 

 

네. 말 그대로 전혀 아프지 않았습니다. 피도 한 방울도 안나고요. 오랜만에 배변 후 행복했습니다. 똥 싸고 몸이 가벼워졌다는 느낌이 든 건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 회복 노하우 ] 

이제 제가 생각보다 빨리 회복을 할 수 있었던 방법 총정리와 더불어 궁금해하실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겠습니다. 추가 질문은 댓글 달아주세요 :) 

 

 

1. 수술 전 최상의 컨디션 만들기 

: 1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수술 전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야 합니다. 1일 1변의 대장 상태를 만들고 치질 통증도 심하지 않을 때 수술을 받아야 회복이 빠릅니다. 

 

저는 " 음 이 정도면 안 받아도 되는 거 아니야? " 하는 수준일 때 병원을 찾았습니다. 

 

2. 금주 

: 저는 약 40일간 단 한 방울도 먹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에 소주, 맥주를 한 번씩 먹었는데 맥주는 워낙 차갑다 보니 담날 설사를 유발하더라고요. 그러나 소주는 반 병정도 먹으니 괜찮았습니다. 

 

최소 한 달간은 절대 금주하시고 이후에는 소주를 조금 드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3. 찬물 금지

: 찬물은 맥주의 부작용과 비슷합니다. 장 운동을 방해하고 위장이 약하신 분들은 설사까지 유발하니 하루 2리터 이상 미지근한 물을 드시기 바랍니다. 

 

 

4. 규칙적인 식단과 병원 약 복용

: 2편에서 말했지만 1일 1변을 위해서 정해진 시간에 건강한 식단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또한 저는 한 번도 빼먹지 않고 약을 2주간 먹었던 것이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고 생각합니다. 

 

[추천 음식] 

- 미역국 / 된장국

- 나물 반찬

- 키위 ( 한 번에 3개 먹으면 다음날 변이 상당히 묽어집니다.)

 

 

5. 약식 좌욕 

: 4주 차 때부터는 공부를 하느라 밖에서 변을 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럴 때는 더럽더라도 약식 좌욕을 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치질 환자는 늘 예슬이의 청결을 유지해야 합니다. 

 

 

방법은 화장실에 가기 전 종이컵에 따뜻한 물을 담아 변을 보고 물티슈나 휴지에 물을 묻혀 약 1분간 마사지를 해주면 됩니다. 통증이 어느 정도 줄어들기에 추천드립니다. 

 

6. 배변 습관 

: 백번 언급해도 과하지 않을 만큼 배변 습관은 중요합니다. 딴 건 몰라도 여러분의 예슬이를 위해 아래 두 가지는 지켜주세요. 

 

- 힘주지 않기

- 오래 앉아 있지 않기 (저는 1분 정도 앉아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5분 미만으로 노력하셔야 합니다.) 

 

[자문자답] 

 

1. 치질 수술 미래의 아들에게도 권할 수 있나요? 

: 아프지도 않은 아들놈에게 시키진 않겠습니다. 그러나 치질로 인해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면 하루빨리 손 잡고 병원을 가겠습니다. 

 

 

물론 수술을 고려할 만큼 심해지기 전에 병원을 데려갈 것 같네요. 

 

 

2. 한 달 전으로 돌아간다면 다시 할 건가요? 

: 네. 다시 하겠습니다. 수술 전에는 대변을 보면 너무 아파 4시간은 누워있어야 하는 날이 많았는데. 지금은 변을 보고 통증이 전혀 없습니다.

 

 

물론 수술과 회복 과정이 안 아프다고 할 순 없습니다. 무지하게 괴롭고 변을 볼 때마다 식은땀이 나긴 합니다. 그러나 저는 앞으로 살 날이 더 많기에 수술하겠습니다. 

 

 

3. 고기는 안 좋다는데 먹으면 안 되나요?

: 저 역시 돼지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는 말을 종종 들었습니다. 그러나 워낙 고기를 좋아해서 3주 차 때부터는 하루에 한 번은 목살, 삼겹살, 소갈빗살 등등 가리지 않고 먹었습니다. 

 

 

쌈채소와 곁들인다면 적당히 먹어도 무리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밀가루는 드시지 마세요. 진짜로요.. 

 

 

4. 얼마나 아픈가요? 

: 인터넷 치질 수술 후기들을 보면 누구는 "아파 죽을 뻔했다.", "견딜만하다." 등과 같이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주사도 아파하는 제 기준으로 보면 치질 수술 회복 과정은 많이 아픕니다. 그러나 견디지 못할 수준은 아닙니다. 장기간 지속적으로 아프기에 통증보다는 오히려 짜증이 더 많이 납니다. 

 

 

5. 총비용은 얼마나 들었나요?

: 우선 보험에 따라 치질 수술은 보장 여부가 다릅니다. 저는 예전에 드는 보험이라 적용이 안되더군요.. 여러분도 꼭 수술 전에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수술비 + 입원비 + 각종 약 : 약 60만 원

좌욕기 + 치질 방석 + 거즈 : 약 5만 원

 

 

이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치열, 치핵, 치루 3가지 수술을 진행했더니 꽤 비싸네요. 

 

 

6. 일상생활은 언제부터 가능했나요?

: 3주 차 때부터는 하루 4~5시간 앉아 있을 수 있었고 4주 차 때부터는 하루 종일 앉아도 괜찮았습니다.  저는 시간이 많기에 2주 차까지 푹 쉬어서 회복이 빨랐지만 회사나 학교를 다니셔야 하는 분들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네요. 

 

 

그래도 1주일 정도는 꼭 쉬기 바랍니다. 병원 광고 글 보면 3일 만에 출근한다는데 그건 초싸이언이나 가능한 일입니다. 

 

 

7. 수술 후 지금 상태는 어떤가요? 

: 한 달 좀 넘게 지났는데 어제 국밥에 밥 두 그릇 먹고 오늘 아침 쾌변 조졌습니다. 그리고 헬스장 가서 하체운동도 그 누구보다 격렬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제 완치를 앞두고 있지만 3달간은 술과 밀가루는 조심할 예정입니다. 

 

 

8. 병원은 어딘가요? 

: 저의 예슬이를 걸고 제 돈 내고 제가 받은 수술입니다. 본문에 작성하면 광고 같이 보이니 댓글을 달아주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9. 수술을 앞두고 계신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 재수술하면 어쩌지? " , " 부작용 생기면 어쩌지? " , " 너무 아프면 어쩌지 " 등 과 같은 걱정을 하고 계시는 거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거든요. 

 

 

제가 여러분의 상태를 모르기에 수술을 해라 하지 말아라라고 말씀을 드릴 순 없습니다. 그러나 견딜만한 수준의 치질이 아니고 2곳 이상의 병원에서 모두 수술을 권한다면 이제 용기 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부끄러운 마음에 치질이 있음에도 아직 병원을 안 가보셨다면 당장 내일 가셔야 합니다. 혼자서 끙끙대다가 병을 키울 경우에는 오히려 더 큰 고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 불길이 약할 때 잡아야만 합니다. 

 

 

철학가 데이비드 흄은 "이성은 정념(감정)의 노예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치질로 인해 고통받을 때는 부정적 감정이 생기고 생산적인 삶을 살 수 없어 하루를 낭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잘 먹고 잘 싸다 보니 훨씬 행복하게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희 할머니도 했고 겁쟁이인 저도 했습니다. 너무 두려워 마시고 용기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수술을 받은지 4달 이후 추가 메시지]

 

수술을 받은지 4달이 되었습니다. 이쯤되면 완벽히 나아질줄 알았지만 치열 증상이 재발하더군요.. 이유를 찾아보니 적절한 절개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재발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또한 무엇보다 충격이었던건 수술 이후에 병원을 찾아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수술 전과는 달리 의사쌤이 매우 불친절했습니다.

 

따라서 해당 병원은 추천드리지 못할 것 같네요..

 

최소 3~4군데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 보신후 적절한 치료를 받길 추천드립니다. 

 

여러분의 예슬이가 꽃같이 아름다워지길 바랍니다. (출처 : Google)